
케빈 스태들러(34·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태들러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7천216야드)에서 막을 내린 2013-2014 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총상금 620만 달러) 나흘째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친 스태들러는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일궜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거주 중인 스태들러는 안방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이뤄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키 177㎝, 몸무게 113㎏의 뚱보 체형인 스태들러는 1982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제패하는 등 PGA 투어에서 통산 13승을 거둔 크레이그 스태들러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2002년 아들이 2부리그인 웹 닷컴 투어 콜로라도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캐디백을 매기도 했다.
2004년 아버지 크레이그가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날 동시에 아들 케빈이 웹 닷컴투어 레이크 에리 채리티 클래식에서 우승해 부자 동반 축배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1999년 밥 듀발-데이비드 듀발 부자의 동시 우승 이후 5년 만에 나온 기록이기도 하다.
웹 닷컴 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케빈 스태들러는 2002년 프로 데뷔 이래 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올렸다가 239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2012년 4월 마스터스 우승 이래 22개월 만에 우승에 도전한 왓슨은 2타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스태들러의 뒷심에 밀려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왓슨에게 2타 뒤진 2위로 4라운드를 맞이한 스태들러는 전반에만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아 타수를 좀처럼 줄이지 못한 왓슨을 턱밑까지 쫓았다.
11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해 잠시 주춤했으나 1타 차로 앞서던 왓슨이 16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틈을 타 15언더파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왓슨과 스태들러는 17번 홀(파4)에서 나란히 드라이버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버디로 홀아웃, 1타씩 줄였다.
운명의 18번 홀(파4)에서 두 선수의 명암이 교차했다.
티샷을 물웅덩이에 빠뜨리는 등 경기 후반 고전을 면치 못한 왓슨은 그린 바깥 120야드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뒤 온 그린을 예감한 듯 양팔을 하늘로 벌렸다.
그러나 아주 잘 맞은 나머지 공이 그린 뒤쪽 갤러리 쪽에 떨어지자 왓슨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왓슨과 달리 아이언샷을 그린 위에 안정적으로 떨어뜨린 스태들러는 파로 막고 왓슨의 마지막 퍼트를 기다렸다.
왓슨이 30㎝도 안 되는 파 퍼트를 놓치자 스태들러는 미소를 짓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재미동포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가 7언더파 277타, 공동 19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최경주(44·SK텔레콤)가 공동 42위(3언더파 281타), 배상문(28·캘러웨이)은 공동 61위(1오버파 285타)로 대회를 마쳤다.
PGA 투어 출전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양용은(42·KB금융그룹)은 공동 69위(3오버파 287타)에 머물렀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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